Delete Modify 김세중 Number : 160, Access : 5328 , Lines : 62
문어발식  경영은 안된다?   경우에 따라서 OK.   독일기업 BASF
[비즈니스 스쿨] 바스프, 문어발식 경영은 안돼? 천만에!




문어발식 재벌기업과 전문화한 개별 기업 중 어느 것이 보다 효율적일까.


이는 우리 사회에서 자주 그리고 민감하게 거론되는 주제이기도 하다. 특히 한국에선 재벌의 부정적인 면으로 인해 기업의 세분화ㆍ전문화가 더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외국에서 기업의 거대화ㆍ재벌화로 성공을 거두고 있는 회사는 의외로 많다. 그 중에서도 세계 제2 화학업체인 독일 바스프(BASF)는 재벌 경영으로 오히려 각광받는 기업이다.

독일 최대 상업도시인 프랑크푸르트에서 남쪽으로 차를 타고 1시간쯤 달리면 루드비히샤펜이라는 조그만 도시가 나온다.

이곳에는 단일 화학공장 규모로는 세계 최대인 바스프 생산단지가 자리잡고 있다. 총면적 10㎢에 달하는 대규모 용지에 '은빛 파이프라인 성(城)'이아름다운 라인강변을 따라 위용을 자랑하며 서 있다.

바스프 본사가 자리하고 있는 이곳 생산단지에는 250여 개 개별 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생산 품목만 8000개가 넘는다. 생산 제품은 에틸렌 프로필렌 등 단순 석유화학 제품에서 최첨단 나노화학 제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바스프는 화학산업의 300개 필수 기초 화학물질 중 200여 개를 제조할 만큼 '화학'과 관련한 제품은 거의 모두 생산하고 있는 셈이다.

전 세계 직원 8만1000여 명 중 루드비히샤펜 생산단지에는 3만6000명이 근무하고 있다. 진출국도 41개국에 이를 만큼 거대한 다국적 화학 기업이다.

호조를 보인 3분기 실적에 비추어 올해 바스프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20% 증가한 64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전 이익도 11%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2002년부터 2005년까지 바스프 순익은 두 배 이상 늘어났다. 바스프는 전형적인 '굴뚝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생산성을 바탕으로 우수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

서유럽 굴뚝기업들은 최근 대부분 동유럽 등으로 이전했다. 비싼 노동력과 물류비용 등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표적 굴뚝기업인 바스프는 고향인 독일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독일에 공장을 더 짓고 생산단지를 더욱 확장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건실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이 같은 우수한 실적과 생산성, 직원 복리후생 등을 바탕으로 바스프는 미국 경제잡지 포천이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에 거의 매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도 포천은 바스프를 '2006년 독일 최고 기업'으로 꼽았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바스프는 쇠락하는 전통산업을 운영하면서도 어떻게 이처럼 높은 생산성과 우수한 실적을 유지할 수 있을까.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에서 바스프의 성공 비결이 '거대화와 재벌화'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 핵심은 통합과 네트워크를 의미하는 '페어분트(Verbund)'다. 페어분트는 생산과 에너지, 노하우, 구매 등을 통합해 운영하고 공장과 공장, 산업과 산업간 긴밀한 네트워크를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킨다는 바스프 경영철학이다.

이는 비단 회사 내부 경영 노하우일 뿐만아니라 고객, 전략적 파트너, 지역사회 등 외부와 관계를 설정하는 경영전략이기도 하다.

페어분트 과정을 보다 자세히 설명해 보도록 하자.

a라는 화학 제품을 만드는 A공장과 b라는 제품을 생산하는 B공장이 있다고 하자. 이들 공장에서 만든 a와 b를 결합해 새로운 제품 c를 만들려고 한다. 이때 공장 A와 B가 서로 멀리 떨어져 있다면 새로운 제품 c를 만들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다. 공정도 매우 복잡하고 물류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스프는 공장 A와 공장 B는 물론 c제품을 만드는 C공장도 바로 옆에 건설하는 방식을 택했다. 따라서 한 곳에 수백 개 개별 공장이 함께 자리하는 거대한 산업복합단지가 만들어졌다.

이로 인해 바스프 루드비히샤펜 생산단지에서만 물류, 에너지, 인프라스트럭처 등 절감 비용이 한 해 5억유로(약 6억6000만달러)에 이른다.

바스프는 생산 품목도 특정한 제품에만 특화하지 않고 연관된 모든 상품으로 문어발처럼 확장하고 있다. 그 결과 바스프는 요즘 단순한 화학회사에 머물지 않고 최첨단 나노 제품을 생산하는 등 생명공학 회사로도 진화하고 있다.

오늘날 여타 그룹들은 기업을 쪼개 점점 세분화ㆍ전문화하는 추세지만 바스프는 그와는 정반대로 통합화ㆍ거대화하고 있는 것이다.

위르겐 함브레히트 최고경영자(CEO)는 "다른 대기업들은 그룹을 부문별로 쪼개 특화하고 있지만 바스프는 보다 큰 재벌화를 추구한다"며 "이에 따른 이득이 아주 막대해 바스프가 집중 진출하고 있는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여타 지역에도 페어분트 모델을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스프는 실제로 이 모델을 미국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벨기에, 말레이시아, 중국 난징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함브레이트 CEO는 일부에서 바스프의 문어발식 확장을 비난하는 것에 대해 "특정 품목에만 전문화하면 이 품목이 불황에 빠졌을 때 헤어나기 어렵다"며 "복합화ㆍ다양화를 추구하는 재벌이 전문화한 기업보다 장기적으로 훨씬 좋은 실적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컨설팅 회사인 AT커니도 최근 "많은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본 결과 바스프 페어분트만큼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가치 사슬(value chain)은 없었다"며 함브레이트 CEO 주장에 손을 들어주었다.

[오화석 기자], 매일경제신문, 2006.12.23.
2006/12/31 (16:56) from 121.134.38.114' of 121.134.38.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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