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lete Modify 김세중 Number : 76, Access : 4332 , Lines : 39
경기  피기도 전에 시드나
 

◆장면 1. 2006년 여름.

= 긴 장마와 자동차 파업이 겹치면서 생산, 소비 등 경제지표가 일제히 마이너스로 추락했다. 그해 8월 10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7명의 위원이 격돌했다.

경기 침체가 `일시적인` 만큼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주류 측과 이미 `꼭지를 찍고` 하강하는 경기를 살려야 한다는 소신파가 맞붙었다. 표 대결이 3대3으로 압축된 상황에서 이성태 총재는 경기 상승 쪽에 승부수를 던졌다.

◆장면 2. 2008년 3월 말.

=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영향과 원자재값 급등으로 현재 경기와 향후 경기를 가늠하는 경기지표들은 일제히 경기가 꼭지를 찍고 하강을 시작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번 신호는 일시적 소강 국면일까, 아니면 본격적인 하강 국면일까.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작업은 전문가들도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는 어려운 작업이다.

하물며 최근처럼 불확실성이 높아진 시점에서 경기가 상승에서 하강으로 반전하는 타이밍을 콕 집어내기란 거의 신(神)의 영역에 가깝다.

최근 나타난 경기지표들만 보면 한국 경제는 이미 완연한 경기 하강 국면에 진입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건설 수주 부진 여파로 하락 반전했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해 주는 선행지수 전년 동월비 역시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여기에다 그동안 수출 호조로 인해 100% 아래에 머물러 있던 재고율이 2월에는 103.4%를 기록하면서 크게 증가했다. 재고가 크게 늘면서 생산 증가세가 제약을 받는 상황이다.

생산활동 위축에다 물가 상승으로 체감경기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내 모 백화점 객장에는 주말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보이지 않는다.  

제조업 경기 국면을 판단하는 확실한 지표인 생산ㆍ재고 순환 지표마저 경기 침체 국면 진입을 알리고 있는 셈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전년 동월비 출하 증가율이 축소되고 재고 증가율이 확대됐다"며 "재고출하 순환 지표상으로만 따지면 경기가 이미 회복ㆍ상승 국면에서 둔화ㆍ하강 국면으로 진입했다"고 지적했다.

1ㆍ2월에는 통상적으로 설 명절과 겨울이라는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생산이나 소비지표가 안 좋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1ㆍ2월뿐만 아니라 3월 경기도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경기지표 가운데 가장 빠르게 발표되는 기업 업황실사지수(BSI) 역시 원자재값 급등 여파로 악화되고 있다.

제조업 3월 BSI는 84로 전달보다 2포인트 상승했지만 계절적 요인을 제거한 계절조정 BSI는 84에서 81로 하락했다. 업황 BSI가 100 미만이면 실적이 나빠졌다는 기업이 좋아졌다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고 100을 넘으면 그 반대다.

계절조정 BSI가 크게 하락한 것은 설 연휴 등이 끝나고 봄철 성수기에 진입했지만 기업들이 느끼는 경기가 예년만큼은 좋지 않다는 의미여서 주목된다.

[이근우 기자], 매일경제신문, 2008.4.2일

2008/04/06 (14:46) from 121.166.82.176' of 121.166.82.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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