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lete Modify 김세중 Number : 69, Access : 4075 , Lines : 58
원자재, 곡물가격 급락    헤지펀드 이탈 조짐

 


고공 행진을 벌이던 국제 원자재 가격이 최근 급락세로 돌변하며 거품 해소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 유가와 금값은 각각 5.3%와 6.0%씩 급락하며 확 달라진 분위기를 반영했다.

농산물발 물가 급등을 의미하는 `애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냈던 농산물 가격도 무차별적 하락세에 동참했다. 콩과 밀 가격 하락폭은 일주일 새 13%와 15%로 확대됐으며 커피 가격 하락세도 16%로 최대 주간 하락률을 기록했다.

특히 유가는 20일 시간외거래에서 0.9% 추가 하락하며 배럴당 101.66달러에 거래됐다.

금값 역시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 온스당 917.91달러까지 떨어졌다. 유가와 금값 역대 최고가는 배럴당 111달러와 온스당 1034달러였다.


◆ 복합적 요인 맞물려

=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꺾이기 시작한 것은 △달러 약세 진정 △엔캐리 자금 청산 △중국 정부의 긴축 조짐 △미국 경기 부진 △차익 실현 매물 등 복합적 원인이 맞물렸다는 분석이다.

14일 베어스턴스 몰락 후 위험 회피 투자 성향이 부각된 것도 한 이유로 꼽힌다.

여기에 1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준금리 인하폭이 예상보다 작은 0.75%포인트로 단행되면서 달러 약세 지속 기대감이 무너진 것도 원자재 자금 이탈을 가속화한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필 플린 앨러론트레이딩 부사장은 "상품시장 거품이 빠지고 있고 파티는 끝났다"며 "투자자들이 금융위기 대안으로 상품에 투자했던 자금을 빼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원자재 큰손으로 군림했던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 환류와 헤지펀드 이탈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블룸버그뉴스는 "금융시장 리스크가 부각되며 엔화가치가 다시 강세로 돌아섰다"며 엔화 자금이 일본으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엔화는 20일 달러당 98.93엔에 거래됐으며 유로화에 대해서도 154.28엔을 기록했다.

엔화는 특히 남아공 랜드화와 호주달러에 대해 강세를 보이며 엔캐리 청산이 가속되고 있다.

마진콜 압박에 시달리는 헤지펀드 역시 그간 고수익을 안겨줬던 원자재를 청산하며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미 국채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도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물론 투기자금 이탈 배경에는 단기 급등 부담감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밀과 옥수수, 금값은 최근 3개월 새 20~30% 증가한 바 있다.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익을 실현하자는 욕구가 커졌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 숨 고르기 vs 거품 붕괴론 `팽팽`

=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최근 원자재 가격 급락세를 놓고 본격적인 거품 해소냐, 일시적 숨 고르기냐는 주장이 팽팽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거품론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17세기 네덜란드를 휩쓸었던 튤립 광풍 그림자가 원자재시장에 드리웠다"며 급락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런던에 본사를 둔 투자 컨설팅업체 인디펜던트 스트래티지의 데이비드 로치 사장도 최근 FT 칼럼을 통해 "원자재 고공 행진은 곧 종언을 고할 것"이라며 "유가와 철광석 가격이 고점 대비 각각 30% 대폭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치 사장은 이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세계 경제침체로 원자재 수요가 크게 줄고 있어 이에 따른 상품 가격 하락도 불을 보듯 뻔하다"고 전망했다.

채드 헨더슨 프라임애그 분석가는 "모든 투자자가 동시에 상품시장에서 빠져나오면 상황은 무시무시해질 것"이라며 "투자은행들의 실적에 따라 상품시장이 더 요동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강세론자들은 원자재 장기 호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제임스 스틸 HSBC 애널리스트는 "최근 금값이 하락한 것은 전혀 놀랄 만한 일이 아니다"며 "크레디트 위기가 정말 진정 국면인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플레이션과 달러 약세 대안 투자처로서 원자재 매력이 식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폴 하스넬 바클레이스캐피털 애널리스트도 "최악 상황이 닥친다 해도 유가는 90달러 중반대가 단기 바닥일 것"라고 지적했다.

[이향휘 기자], 매일경제신문, 2008.3.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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