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2만 달러와 전략적 경영

 

1995년 7월 21일자 조선일보에 의하면 당시 김영삼 정부는 1995년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를 넘어선 후 2001년에는 2만 달러, 2005년에는 3만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 했다고 한다. 당시는 한국이 IMF관리체제를 받기 전 불과 몇 년 전이었는데 어떻게 이러한 장미빛 전망이 나왔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과거 수 십년 간 고속 성장을 하였다 해서 미래에도 계속 성장한다고 생각한 것이 큰 오산이었다. 3kg으로 태어난 아기가 10년 후 10살이 되어서 체중이 30kg이 되어, 태어날 때 보다 10배 증가하였다고 가정해 보자. 태어나고 10년이 되어 체중이 10배 늘었으니 이 10살 소년이 다음 10년의 세월이 지나 20살이 되면 체중이 또 10배가 늘어 300kg이 되는가? 사회현상은 직선이 아니고 포물선으로 이루어진다. 아무리 성능이 좋은 대포를 쏘아도 직선으로 상승을 계속하다가 어느 시점에 가서는 포물선을 그리며 땅에 떨어지고 만다. 땅에 떨어지지 않으려면 대포와는 다른 방식 인공위성 방식으로 쏘아야 한다.
박정희 정권 시대 “ 우리도 한번 잘 살아 보세”라는 비전을 내세운 이후 역대 정권에서는 국민에게 공감이 가는 이렇다 할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였다. 노무현 정권이 들어서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격고 있는 지금 국민소득 2만 달러 달성 비전은 국민의 공감을 일으킬 만 하다. 이를 체계화 시키기 위하여 외국석학을 초청하여 세미나도 열고 여러 경제연구기관에서 2만 달러 달성을 위한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어겨진다. 기차는 시속 100km 정도 달린다. 그런데 철로와 차량을 잘 정비하면 시속 120km 정도의 속도로 운행은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나 아무리 철로와 차량을 잘 정비한다고 하더라도 시속 200km는 낼 수가 없다고 한다. 시속 200km의 속도를 내려면 철로와 차량을 시속 200km에 맞추어 다시 설계하고 제작하여야 한다. 이것이 고속철도 건설이다. 아마도 우리나라 현재의 정치/경제/사회 시스템으로는 1만 달러 내지 1만 2천 달러 정도는 가능하지만 1인 당 국민소득 2만 달러 달성은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 시속 200km이상의 속도를 내기 위하여 많은 돈을 들여 고속철도를 건설하듯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치/경제/사회 시스템을 재 건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속철도를 새로 건설하듯 정치/경제/사회 시스템을 재 건설 해야 2만 달러 가능

정치 시스템 개선은 국내 정치안정, 북한 핵의 안정 등은 정부가 해야 하고, 과도한 임금인상 자제, 근검절약 생활 등 경제/사회 시스템 개선은 국민이해야 하며 또한 합리적/효율적 경영 등 경영시스템 개선은 기업경영자가 해야 한다. 우리 국민은 미국 등 서양사람에 비하여 합리적/효율적 사고가 부족한 것 같다. 대통령, 정부고위 관리, 기업의 사장 임원을 선출하는데 이에 적합한 유능한 인재를 선택하기 보다 혈연, 지연, 학연을 따진다. 과외공부가 자식의 장래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남들이 모두 과외공부를 시키니까 내 자식도 과외공부를 시킨다고 한다. 기업경영에서도 마찬가지 인 것 같다. 우리나라가 IMF관리체제라는 혹독한 경험을 하여 합리적 경영으로 가고 있으나 개선의 여지는 아직도 많은 것 같다. 대기업들이 자기의 역량이 부족한데도 불구하고 신용카드사업에 진출하고 과거와 같이 과당 경쟁을 하는 것을 보면 아직도 합리적 경영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합리적/효율적 경영은 기업경영에서 전략적 사고 즉 전략적 경영에서 이루어진다고 본다. 전략적 경영이란 기업환경의 변화를 고려하여 우리기업의 핵심역량(core competence)에 맞는 사업을 하고 핵심역량에 맞지 않는 사업은 퇴출시키는 것이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사업의 경쟁자와 어떻게 경쟁하여 이길 것 인가를 연구하는 것이다.

여의도 매미, 연평도 조기가 살아가듯이 기업도 환경의 변화에 순응하여야 살아남아

다윈의 진화법칙을 들먹일 것도 없이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생물은 그 종을 이어 갈 수가 없다. 여의도에 사는 매미는 그 소리가 무척 커서 시끄러울 정도이다. 여의도에는 자동차가 많아 자동차 소음때문에 매미 울음소리가 크게 들리지 않을 수 있다. 매미 울음소리가 크게 들리지 않으면 자기 짝을 부를 수가 없기 때문에 매미는 울음 소리를 크게 낸다고 한다. 현재의 조기는 수 십년 전에 먹었던 조기 보다 그 크기가 훨씬 작은 것 같다. 조기는 남해에서 태어나 한반도를 따라 올라 오면서 성장하고 연평도 근해에 오면 성어가 되어 알을 낳는다고 한다. 그러나 어업기술이 발달한 요즈음은 한국어부들이 조기를 너무 많이 잡아 그 씨를 말릴 지경이라고 한다. 이를 알아차린 조기들은 한국어부들에게 잡히기 전에 알을 나아야 함으로 아직 성어가 되기 전에 알을 낳아 그 종족을 이어간다고 한다. 환경에 적응하여 살아가는 방법들이다.
과거 수 십년 동안 Xerox는 전 세계적으로 번성하였다. 수 십년 전 복사기가 없던 시절에 수십 페이지가 넘는 계약서의 복사본을 마련하려면 이 서류를 필경사가 직접 써서 원본대조필 도장을 찍어 사용하였다. 수십 페이지를 베끼려면 하루가 걸릴지도 모르나 지금은 복사기로 몇초이면 끝난다. 따라서 복사기 업체 Xerox는 큰 돈을 벌었다. 그런데 요즈음 미국 Xerox의 영업은 과거와 같지 않다고 한다. 인터넷이라는 기술이 발달되어 e-mail을 사용하면 복사가 필요 없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반도체, 통신 기술이 발달 되어 삼성전자는 세계적 기업이 되었고 SK텔레콤, Yahoo등은 새로운 대기업으로 탄생하였다. 신문을 읽으면서 자란 구세대인 문자세대와 신문 보다는 TV, 컴퓨터 화면을 보면서 자란 신세대인 영상세대는 생각과 소비가 다르다. 프랑스 유명한 신문 르몽드지의 신문판매 부수가 떨어지고, Readers Digest의 구독 율이 떨어진다고 한다. 신세대에게는 그 신문 잡지가 고루하고 도덕 교과서 같아 외면 한다고 한다. 그 보다는 그림이 화려하고 흥미위주의 신문, 스포츠 신문이 잘 팔린다. 여성의 취업이 늘어가면서 백화점 쇼핑도 귀찮은 일이 되어 홈쇼핑이 번성한다. 신세대 출산율이 적어 산부인과 소아과 의사들의 수입이 적어지고 우유가 팔리지 않아 축산업이 어렵다. 이렇게 사회, 문화환경이 변화하여 사업의 기회와 위협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기술/경제/사회 환경에 부합하는 사업은 번창하고 이 환경변화에 맞지않는 사업은 퇴출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미국 뉴욕에서 야채가게 하는 교포가 제일 무서워하는 것은 강도가 아니라 한국교포

우리나라에서 경쟁의 환경은 뜨겁다. 미국 뉴욕 시에는 한국 교포가 운영하는 야채가게가 많다고 한다. 그런데 이들 야채가게 주인이 제일 무서워하는 것은 무엇일가? 흑인의 권총 강도일가? 무거운 세금일가? 이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것은 한국사람이라고 한다. 어느 지역에서 야채가게가 잘 된다고 소문이 나면 다른 한국동포가 그 이웃에 다른 야채가게를 낸다고 한다. 이 두 가게는 서로 값을 낮추어 가며 치열하게 경쟁하다가 두 가게 모두가 망하여 손들고 나온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개인만의 일이 아니고 기업간 경쟁도 유사하게 일어난다. 1970연대에 중동의 석유 달러가 풍부해 건설업이 호황을 보이자 우리나라 이름있는 기업은 모두 건설업에 진출하여 과당경쟁을 벌였다. 현재까지도 건설업 전반이 부실한 것은 그 때문이라고 생각 한다. 그러한 과당 경쟁은 금융업에서도 마찬가지 였다. 대기업 모두 증권업에 뛰어들었고 은행들은 거리마다 지점을 내었다. 그 후 구조조정으로 많이 정비 되었으나 아직도 서울 번화가 반경 1km 내에 은행, 증권회사 지점이 10개가 넘 곳이 허다하다. 세계적으로 자동차 기업은 5개 내지 10개만 살아 남고는 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만 자동차 기업은 현대, 대우, 기아, 삼성, 쌍용 다섯 개이다. 많은 대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신용카드사업도 마찬가지이다. 삼성그룹의 핵심역량인 반도체/전자사업은 번창하고 있으나 자동차 사업은 실패하였다. 신세계그룹의 핵심역량은 유통업이며 세계적 유통기업 월마트를 국내에서는 이겨내고 있다. 농심, 신도리코, 태평양은 그들의 핵심역량 사업에만 치중하여 번창하고 있다.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을 전략의 대가 Porter 교수는 세가지 전략을 제시하면서 그 중 하나를 선택하여 이에 매진하여야 만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강조 한다. 원가절하 전략( overall cost leadership), 차별화 전략(differentiation), 전문화 전략(focus)이 그것이다. 즉 대량생산을 꾀하여 원가를 낮추는 전략을 취하거나 아니면 제품을 고급화 하여 차별화 하거나 기업규모가 적으면 특정 고객에만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원가도 낮추고 제품도 고급화 하는 등 두개의 전략을 동시에 취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운동에 만능인 선수라 할지라도 권투선수가 되려면 체중을 줄여야 하고 씨름선수가 되려면 체중을 늘려야 하는데 권투선수와 씨름선수를 동시에 하기는 어렵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조그만 식당에서 양식도 하고 한식도 하며 중국식도 한다면 그 식당의 음식은 맛은 먹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GM은 대량생산 원가절하 전략을 택하여 성공하였고 벤츠는 고급화 전략을 택하여 성공 하였다. 그러나 크라이슬러와 이태리의 피아트는 대량생산 원가절하 전략도 아니고 고급화 차별화 전략도 아니어서 실패한 경우라고 한다. 그러면 현대자동차는 원가절하전략을 취해야 하는가, 아니면 차별화/고급화 전략을 취해야 하는가? 기술이 부족하여 차별화/고급화도 어렵고 임금의 상승으로 원가절하 전략도 어려운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어떻게 살아 남아야 하는가?

차별화/고급화가 국민소득 2만 달러 달성의 길

과거 수 십년 간 우리나라기업은 임금 등 저렴한 생산요소가격으로 원가절하 전략이 주효하여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다. 그러나 생산요소가격이 대폭 증가한 현재로서는 중국기업에 비하여 원가가 높아 원가절하 전략으로서는 경쟁을 할 수 없는 단계에 와 있다. 제품의 고급화를 달성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은 퇴출 위기에 직면해 있다. 대기업도 조만간 중국기업의 저렴한 원가와 기술에 밀려 경쟁우위를 달성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또한 대기업의 제품 고급화는 미국, 일본, 유럽기업 등 선진국의 기업과 경쟁해야 하므로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반도체, 통신사업 부품 조달 업체들의 약진을 보면 기술개발을 하여 차별화/고급화만이 우리나라 기업의 살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삼성경제연구소에 의하면 국민소득이 2만 달러가 되기 이해서는 삼성전자 같은 세계적인 기업이 10개 정도는 나와야 한다고 한다. 삼성전자에 더하여 포스코, 현대자동차, 현대건설, 현대중공업, LG전자, LG화학, SK텔레콤, 국민은행, 대한항공 등이 세계적 기업이 되어야 국민소득 2만 달러가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이들 대기업이 세계적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경쟁력이 아니라 국제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국제 경쟁력을 갗추기 위해서는 자기기업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업 하나를 선택하여 이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GM은 자동차 사업만을, IBM은 컴퓨터 사업만을, 코카콜라는 콜라 사업만을, 월마트는 유통업만을 하여 세계적 기업이 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기업은 너무 많은 사업에 진출하여 자원을 낭비하였고 그 결과 IMF관리 체제를 받게 되었다. 그러나 IMF관리체제 이후에도 많은 대기업들이 신용카드사업에 진출하는 등 과당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아직도 이렇게 기업경영에서 전략적 사고가 부족하다면 삼성전자 같은 세계적 기업은 탄생하기 어려우며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2만 달러 달성 또한 요원하다는 생각이 든다.

 


|   Home  |   목차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