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사고(Strategic Thinking)

 

전략은 軍에서 나온 말

戰略이라는 말은 그 단어에서 보듯이 군대에서 나온 말이다. 영어의 전략에 해당하는 Strategy라는 말도 마찬가지이다. 동양의 전략서 손자병법은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 백승한다." "나의 강함을 가지고 적의 약한 곳을 처라" 등으로 요약된다.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감정적으로 전쟁을 시작하지 말고 아군과 적군의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아군이 강하고 적군이 약할 경우 전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전쟁시 북한군은 일시적으로나마 부산/대구지역을 제외하고 남한의 전 지역을 점령하였었다. 이때 한국 육군이 대 병력을 동원하여 낙동강을 중심으로 북으로 밀고 올라가면 북진할 수 있었을 가. 아마도 이 방법은 성공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많은 북한군의 정예부대가 부산/대구 지역을 함락하려고 이 지역에 집결해 있기 때문이다. "적의 약한 곳을 처라." 북한군의 약한 곳은 어디일가. 부산/대구를 점령하기 위하여 많은 병력을 이 지역에 집중하였으므로 북한군의 약한 곳은 후방일 것이다. 그래서 인천 상륙작전이 이루어 졌고 이는 훌륭한 전략이었다.

이렇게 여러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 전략적 사고이다. 이러한 전략적 사고는 비단 전쟁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고 일상생활에서도 필요하다.

일상생활에서 전략적 사고

부모가 자식의 대학 진학 등 장래의 진로를 결정할 때도 여러 가지를 분석한다. 자식의 소질(강점)이 무엇인지, 이과 계통에, 문과에 소질이 있는지를 살펴본다. 그리고 본인의 장래 희망이 무엇인지, 또한 장래에 어떤 직업이 유망할 것인지를 자세히 분석한다. 이렇게 자식의 장점을 감안하고 어느 직업이 유망하게 될 것인가를 분석하여 그의 희망/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대학, 학과를 선택한다. 이 또한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결정하는 전략적 결정이고 전략적 사고인 것이다. 아빠가 판사가 되려고 했었는데 판사가 못 되었으니 너는 법과대학을 가서 판사가 되어야한다는 단순한 생각은 전략적 사고가 아니며 그 자식은 판사로서 성공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전략적 경영

이러한 전략적 사고를 기업경영에 응용하는 것이 전략적 경영이다. 기업이 번성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강점(핵심역량)이 무엇인가, 기업환경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 변화하는 환경에서 어떤 사업을 하고 어떤 사업을 그만 둘 것인가, 어떻게 경쟁자와 경쟁할 것인가를 연구해야 하며 이것이 전략적 경영이다.

고 이병철 회장이 반도체 사업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반도체 사업은 대규모 투자가 소요되고 이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기 때문에 이를 따라잡기가 용이하지 아니한 고위험 사업이다. 당시 국내 재벌 총수들은 물론 청와대까지도 미국, 일본의 최고기업도 힘겨워하는 사업이라고 하여 이 회장의 반도체 사업 진출을 말렸다고 한다. 그러나 이 회장은 반도체 사업을 장래 유망 사업으로 파악하고 우리나라 교육수준이 높아 반도체사업이 가능하다고 보아 이 사업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이것은 삼성 그룹이 소비재 사업에서 탈피 하고자하는 전략적 결정이었다.

삼성전자는 작년에 우리나라 대기업의 매출에 맞먹는 액수인 수조 원의 이익을 냈다. 이렇게 잘 나가는 삼성전자의 임직원들에게 이건희 회장은 느닷없이(?) "10년 후에 무얼 먹고 살 것인가"를 연구하라고 지시하였다. 이 회장은 10년 전쯤에도 비슷한 지시가 있었다. "마누라와 자식을 빼고 다 바꾸어라"고 일갈하였다. 지금은 잘 나간다 할지라도 10년 후에는 기업 환경이 어떻게 변화될지를 모르며 그 변화에 대응해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지시는 전략적 사고에서 나온 말이다.

십 수년 전 LG 그룹의 기업이념은 "인화 단결"이었다. 서로 다투지 말고 단결하여 열심히 일 하자는 뜻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러한 이념은 남의 기술을 빌려와서 생산/수출하는 체제에서는 적합하지만 스스로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 경우에는 부적합한 것이었다. 즉 인화 단결만 해서는 기술이 개발되지 않는다. 그래서 LG 그룹은 기업이념을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 인간존중 경영"으로 바꾸었다. 기술을 우리 스스로 창조하려면 인재를 육성, 존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또한 변화하는 기업 환경에 맞추어 나가는 전략적 결정이었다.

10년 전쯤 미국의 유명 기업체가 어려움을 당한 때가 있었다. IBM, Sears Roebuck, GM이 그들이다. 이익 율이 좋은 대형 컴퓨터만 고집하다가 Apple등 소형 컴퓨터에 당한 IBM, 값싼 물건을 찾는 고객은 우리에게는 가치가 없는 고객이라고 무시하였던 당시 소매업의 일인자 Sears Roebuck이 할인점Wal-Mart에게 1위 자리를 내 주었다. "GM에 좋은 것은 미국에 좋고 미국에 좋은 것은 GM에도 좋다"고 거만을 떨던 GM은 일본 등 저렴한 외국 차에 밀려 미국 내 많은 공장을 폐쇄하고 있다. 이 대표적인 미국 기업들이 모두 변화하는 소비자의 마음을 읽지 못한 전략적인 실패였다. 이러한 상황을 보고 Peter Drucker 교수는 이렇게 말하였다. "Do the right thing than to do things right". 지금 수행하고 있는 업무(부적절한 전략)를 잘 수행하는 것 보다 적절한 업무(전략)를 수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에 외환위기는 왜 왔는가?

전략가들은 우리나라 기업이 전략적 사고가 부족하여 외환위기가 왔다고 주장한다. 앞에서 말한 대로 기업환경의 변화를 읽고 자기 기업의 강점을 이용하여 기업이 잘할 수 있는 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전략적 사고에 의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기업은 자신의 핵심역량이 아닌 사업에도 투자하였다. 건설업이 잘 되니 모든 대기업이 건설업에 참여하였고, 세계적으로 5개 내지 10개 정도만 살아남는다는 자동차 사업도 4개 기업체가 참여하였다. 증권회사를 가지고 있지 않는 대기업이 없고 서울의 중심지는 반경 1Km 내에 은행 지점이 10개쯤 되는 곳이 많다. 즉 자기의 핵심역량이 아닌 사업에 과잉 투자하며 또한 과당 경쟁으로 투자의 효율성이 떨어졌었다. 투자 효율성이 없으니 이익을 내지 못하고 빚을 갚지 못한 것이 외환위기를 불러드린 근본적 이유이다.

사실 우리나라가 한강의 기적을 이루고 일인당 국민소득 200달러에서 10,000 달러로 상승한 것은 대기업의 사업확장 덕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경제가 성장하여 근로자의 임금 등 원가가 상승하여 국제 경쟁력이 떨어지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확장을 계속한 것은 기업환경의 변화를 읽지 못했거나 이를 무시한 것이다. 즉 기업경영에서 전략적 사고가 부족하여 외환위기를 불러들인 것이다.

기업조직은 영업부, 생산부, 기술부, 관리부 등 기능적으로 분류되어 있다. 이들 각 부서는 회사의 이익을 위하기보다는 자기 부서 이익을 위해서 운영되기 쉽다. 예를 들면 고객이 현 제품의 디자인 변화를 원하고 있어 영업부에서는 디자인의 향상을 회사에 제안하였다. 그러나 기술부에서는 기술적으로 어려운 문제라고 하여, 생산 부서에서는 정밀 기계를 도입하여야 하므로 원가가 상승한다 하여 반대할 수도 있다. 구매 부서에서도 현재의 원재료 구매처를 바꾸는 것은 위험하다고 하여, 자금부에서는 추가 자금조달이 어렵다하여 반대할 수도 있다. 이러한 부서 이기주의(suboptimization)를 조정하는 것이 전략적 경영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 경우에 회사 전 직원이 품질 향상이라는 목표에 모두 매진하여야 회사가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전 사원이 품질향상이라는 공유목표/공유가치(shared value)를 갖도록 해야 한다. 전 사원이 공유목표/공유가치를 갖도록 하려면 회사는 비전(vision)을 제시해야 한다. 품질향상이 되면 그 제품이 잘 팔리고 회사에 이익이 발생하면 모든 사원에 이익이 된다는 등 모든 사원이 공감하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정치판에서도 전략적 사고를

미국에서 일어난 9.11 테러는 아마도 부시 대통령의 지나친 강경 외교 정책에 대한 반작용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미국의 야당이나 언론들은 9.11테러와 관련하여 부시를 비난하지 않았다. 부시를 비난하는 것은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즉 미국의 여당, 야당, 언론은 미국 국익이라는 공유목표/공유가치를 가지고 있어 이를 위해서는 다른 사소한 것은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경우는 어떠한가. 우리나라 여당, 야당, 언론은 남북한 관계 같은 국가적으로 중대한 문제에 있어서도 국익을 위한 정론을 펼치기보다는 상호 비방할 수 있는 약점만 찾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우리나라 여당, 야당, 언론이 서로 공감하는 공유목표/공유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공유목표/공유가치가 없는 사회는 서로가 비방만 하는 "콩가루 집안" 이 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정치계와 언론들은 전략적 사고를 발휘하여 공유목표/공유가치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전략적 사고는 전쟁에서는 물론, 일상 생활에서, 기업경영에서, 정치판에서 모두 필요하며 전략적 사고를 갖는 것이 성공의 열쇠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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