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와 마케팅의 만남

 

어떤 학문이 인접학문과 연관시켜 연구함으로써 더욱 발전되는 경우는 허다하다. 경영학은 수학,통계학을 응용함으로써 수리적으로 파악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경영학을 공학과 연결시켜 산업공학이 되어 공장경영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였으며, 심리학의 경영학에 도입되어 인산관리에 공을 세웠다.

회계학도 인접학문과 교류하면서 영향을 주기도 하고 영향을 받기도 하였다. 법인세법을 처음 배우면서 이것은 재무회계를 법제화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만큼 유사하였다. 그러나 법인세법도 재무회계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접대비한도를 넘기지 않으려고 다른 과목으로 분류하기도 하고 인정이자를 아예 기장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아예 이중장부를 만드는 기업도 종종 있었다.

그러나 회계에 제일 큰 영향을 준 것은 아마도 Computer가 아닌가 싶다. 회계학은 수백년전에 시작되어 지금까지 발전하여 왔다. 그 당시에 만들어진 차변, 대변 T계정은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차변, 대변 T계정, 총계정원장 등 일련의 장부조직은 수작업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장부를 만들 때 적합한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차변, 대변 T계정 개념이 없어진다(?)

그러나 이제 조그만 구멍가게도 Computer에 의하여 장부를 만들고 있다. Computer로 장부조직을 만들때는 구태여 이해하기 어려운 차변, 대변 T계정을 상정하여 어느 계정은 어느쪽에 더하고 오른쪽을 감소하며, 또 다른 계정은 왼쪽을 감소하고 오른쪽을 증가시키라고 어렵게 정의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건물계정에 10억원을 더하고 현금계정에서 10억원을 빼라, 매출개정에 1억원을 더하고 외상매출 계정에서 1억원을 더하라고 하면 더욱 이해하기 쉽고 간편하다.

회계학을 처음 배우는 학생에게도 차변, 대변 개념하에서 가르치기보다는 Computer를 염두에 두면서 어느 계정에 더하기 빼기로 쉽게 가르치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부기회계학을 모르면 경리부에 근무하기가 불가능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부기회계 보다는 Computer를 못하면 경리부에 근무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부기의 구조가 이미 전산화되어 거래자료를 입력하고 필요한 자료를 출력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잘 운전하기 위하여는 자동차의 전기, 기계구조를 잘 알기보다는 운전기술이 더 필요한 것과 같은 논리일 것이다.

Computer로 인하여 경리담당자 뿐만 아니라 회계사 업무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 모든 거래가 Computer에 입력되고 재무제표 등 최종 자료가 출력되기전 모든 중간 제조과정이 눈으로 확인될 수 없는 Computer 내부에서 이루어짐으로써 Computer를 모르면 회계감사를 적절히 해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우리 나라 대기업에 대한 회계감사 실수도 Computer 지식의 부족이 주원인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나라 증권시장이 발전하고 IMF 경제체제 이후 M&A가 활성화되고 외국자본이 국내 은행을 경영하게 되면서 우리나라는 회계학에 대한 새로운 욕구(needs)가 생겨나게 되었다.

회계학에 대한 새로운 욕구(Needs)

기업의 가치 평가

대우자동차(주)의 가치는 얼마인가?

GM, 포드, 대우자동차의 채권단, 주주, 우리나라 정부, 모두가 알고 싶어하는 사항이다.

교육생명보험 1주당 가치는 얼마인가?

회계법인이 계산한 대우자동차의 가치계산과 교육생명보험의 1주당 가치를 15만원으로 계산하였으나 이해관계자들은 이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MIT의 폴 크르그만교수는 [AOL이 합병과정에서 시장가치에 비해 너무 많은 돈을 타임워너에 지불했다], [인터넷기업은 가치가 불확실하다]고 말하였다. 이러한 사례로 미루어 볼 때 기업가치계산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면 기업의 가치는 어떻게 계산하는가, 기업의 가치를 계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로 소개되고 있다. 그 하나가 역사적 원가, 과거에 투자한 금액을 기초로 하는 방법이다. 즉, 대차대조표의 자산금액을 자산가치라고 하여 기업가치를 대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역사적 원가에 의한 자산의 가치는 기업가치를 계산하는 참고자료일 뿐이라는 주장이 더 유력하다. 과거에 100억원을 투자했으나 이 투자에서 수익이 발생하지 못하면 sunk cost일 뿐이며 100억원의 자산을 매각하여 10억원 밖에 견디지 못하면 그 가치는 10억원에 불과하다.

이에 반하여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 가치를 기업의 가치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면 1억원을 투자하여 매년 10%의 수익을 영구히 받을 경우 매년 1000만원을 영구히 받을 수익의 현재가치는 1억원이 된다. 이와 같이 기업의 가치를 미래현금흐름의 현재가치라고 정의하는 것이 정설로 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경우 미래성장사업이 등록하고 있는 코스닥 상장시에는 자산의 가치와 미래현금 흐름의 현재가치를 절충하는 방법으로 기업의 본질가치를 계산하고 있다.

회계정보 이용자의 관심 : 미래현금 흐름

요사이 정보통신주식, 인터넷 관련 주식이 많이 상승하여 주식가격이 매우 높다. 이들 기업의 작년 순이익이 적은데 왜 주식값이 높으냐고 물으면 증권회사 직원들은 [기업의 가치는 미래현금흐름의 현재가치]라고 서슴없이 대답한다.

1주당 주식 가격을 1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수치(PER)가 코스닥에서는 1000을 넘은 주식이 있는가 하면 다른 주식은 PER이 1밖에 되지 않는 주식도 있다. 이 PER은 과거의 이익을 기초로 계산하였기 때문에 미래의 현금흐름 내지 기업의 가치를 반영하지 못하여 1000배의 계산차이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외국금융기관이 우리 나라에 진출한 이래 여신자산의 건전성 분류기준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원리금을 연체하지 않으면 좋은 여신으로 분류하였고 원리금 지급이 연체되면 나쁜 여신으로 분류하였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기업이 사채로 돈을 빌려서 은행에 원리금을 잘 갚으면 은행은 그 기업을 정상적인 여신으로 분류하였다. 그러나 외국금융기관이 우리 나라 은행에 투자를 시작한 후부터 미래현금흐름을 중요시하는 FLC(Forword Looking Criteria)라는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즉, 기업이 장래에 사업을 잘하여 원리금을 갚을 능력이 있는가를 테스트하는 기준이다. 다시 말하면 미래 현금흐름을 기준으로 하여 여신건전성을 구분하는 제도이다.

반쪽 정보밖에 제공하지 못하는 감사보고서

이렇게 미래현금흐름은 투자자와 여신제공자에게 유용한 정보이다. 그러나 현대 회계학에서는 미래현금흐름의 기초자료인 과거정보만을 제공할 뿐 미래현금흐름의 정보는 객관적 정보가 아니기 때문에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회계학의 주요 목적은 투자자와 여신제공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여야 하는 한편 또한 객관적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나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자니 정보가 객관적이지 못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자니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생각한다. 즉 객관적 정보와 유용한 정보 사이에 교환 조정(Trade-off Between Objectivity and Usefulness)이 필요한 바 현대회계는 객관적 정보제공에 지나치게 치우쳐 유용한 정보제공에 실패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즉, 어떤 주식은 PER이 1인데 어떤 주식은 1000인 경우 과거 회계자료에 근거한 주식가격의 계산은 1000배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는 새로운 기술이 나타나고 소비의 변화도 빠르게 진전됨에 따라 새로운 사업, 새로운 기업이 생긴다. 이것이 벤처기업이며 이들 기업이 미래 경제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들 벤처기업의 현재현금흐름은 보잘것이 없으나 미래의 전망은 밝은 기업이 많다. 그러나 회계학에서는 미래현금 흐름의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여 기업가치계산의 근간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는데 실패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현재사회는 생산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사회로 옮아가고 있다. 소비자 구미에 맞추어 제품을 생산하지 않으면 그 기업은 번창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전문분야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의학은 의사를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고 억울한 사람을 위하여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회계학 또한 회계사를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고 회계정보 이용자를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해야 옳을 것 같다. 회계정보 이용자의 새로운 욕구(Needs)를 외면하면 일반기업과 마찬가지로 회계학 및 회계사도 쇠퇴의 길을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객관성이 없는 자료를 어떻게 정보이용자에게 제공할 것인가라는 생각은 공급자 위주의 생각일지도 모른다. 기업의 미래현금흐름을 예측하는 것보다 나라의 경제성장을 예측하는 것이 더 변수가 많고 복잡하고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경제연구소는 중장기 단기 경제성장 예측을 하고 있다. 일기예보가 부정확하다는 여론에 화가 난 기상청은 [어제는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졌고 바람도 심하게 불었다]라고 일기후보(?)를 했다면 이 일기후보가 100% 객관성이 있어 좋다고 말할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패러다임의 변화

미국의 경제는 107개월동안 호황을 누리고 있어 종래의 호황과 불황이 순환하는 경기순환이론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이에 경제이론의 패러다임이 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 나라는 IMF 경제체제를 맞이하여 경제 경영에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대기업, 선단식, 오너경영, 성장경영에서 전문화 경영, 투명경영, 전문인 경영, 이익경영으로 경제 및 경영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회계학의 패러다임도 변화를 시도하여 유용한 정보제공을 목적으로 미래현금흐름의 정보를 제공해야 할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유용한 정보인 미래현금흐름은 어떻게 구할 것인가?

Accounting과 Marketing의 만남

미래현금흐름은 미래매출에서 미래비용을 공제한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미래 매출을 어떻게 구할것인가이다.

매출이 늘어나기 위하여는 다음과 같은 일이 일어나야 한다. 기업에서 신제품을 출시하여 신제품이 잘 팔릴 것이다. 신제품은 없어도 기존제품의 판매량이 증가할 것이다.

그러면 구제품의 판매량은 어떻게 증가할 것인가?

기존고객이 과거보다 미래에 더 많은 양을 사든가, 아니면 새로운 고객이 늘어나야 한다. 새로운 고객은 새로운 시장(예를 들면 수출시장 발견)을 개발하거나 제품의 선전을 많이 하여 그 제품을 사용하지 아니하던 고객을 찾아내야 한다. 아니면 기존제품의 새로운 용도를 찾아도 좋다. 빵을 굽는 소다가 식기를 깨끗이 닦는 세재로도 사용되기도 하고 냉장고의 냄새를 없애는데 사용하기도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하여는 소매업의 경우 매장을 신설하여야 하거나 대리점을 모집하여야 한다.

또한, 매출을 늘리기 위하여는 판매가격을 올려서 팔 수도 있고 반대로 가격을 내려 종전에 사지 않았던 새로운 고객을 개발하기도 한다. 우리 제품을 잘 알지 못하면 광고, 선전을 하여 널리 알려야 한다.

그러나 장사는 우리 회사 혼자만이 하는 것이 아니다. 경쟁자는 어떤 신제품을 만들어 우리 시장을 침범할 것인가. 경쟁사가 가격을 내리면 우리 매출은 어떻게 될 것인가. 신세대의 신소비 문화 출현은 우리 회사 제품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위와 같은 사항을 철저히 분석하여야 미래 매출을 예측할 수 있는 바, 이것은 전부 Marketing에서 다루는 사항이다. 따라서 미래매출, 미래현금흐름 나아가서 기업가치를 계산하는 직업도 그 기업의 Marketing Plan을 철저히 분석함으로써 가능해진다. 경영과 회계학이 인접과학과 연관하여 연구됨으로써 더욱 발전하였다. 회계학과 마케팅의 또 다른 만남이 회계학의 영원한 딜레마인 미래 현금흐름을 구하는데 도움을 주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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