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MF이후의 경영전략 』

 

기업목표의 변화

IMF경제라는 파도는 우리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기업경영에 미치는 영향력은 지대하다. IMF이전 대부분 기업의 목표는 매출증대, 자산의 증가에 두었다. 어떤 사업에서 이익이 얼마나 나는지 돈(현금)을 얼마나 벌어다 주는지에 대해서는 둘째 문제였다.

그러나 IMF경제를 맞은 후부터는 기업경영에 있어서 현금흐름(cash flow)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매출은 증가하나 현금이 돌지 않으면 부도를 맞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즉 IMF이전은 매출증대가 기업의 목표였다면 IMF이후는 현금흐름이 기업의 목표로 바뀌었다.

기업의 목표가 바뀌면 그 목표를 달성하려는 수단인 전략도 달라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그러면 IMF이후의 경영전략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경영전략을 논하기 전에 1등의 프레미엄에 대하여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위의 프레미엄

세계에서 제일 높은 산은 에베레스트 산이다. 제2위 산은 어떤 산인지 잘 모른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빌딩은 63빌딩인데 두번째 높은 빌딩은 어느 것인가? 이와 같이 1등의 이름은 고객의 마음에 자리잡고 있으나 2등은 그러하지 못하다.

코카콜라와 펩시콜라 중 어느 것이 맛이 좋은지 눈을 가리고 맛을 보게 하면(blind test) 펩시콜라가 코카콜라 보다 맛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시장에서는 코카콜라가 더 잘 팔린다. 또한 포드 자동차가 품질면에서 GM자동차 보다 더 좋은 때가 있었는데도 당시 GM자동차가 더 잘 팔렸다 한다. 이러한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의 의견이 대다수의 의견과 다를 때에도 다수의 의견에 따라 가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극장에서 우습지 않은 장면에 대다수 관객이 웃으면 나도 같이 웃게 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더 심한 것 같다. 의복의 유행이 빠르게 진행되고 주식이 오르면 너도나도 주식을 사서 주식시장이 과열 폭등하고 또 반대로 폭락하기도 한다.

따라서 기업이 자기제품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면 기업과 제품의 인지도가 높아 매출이 순조롭고 많은 이익이 발생하며 현금흐름도 좋게 된다. 제품시장에서 1위를 확보하기 위하여는 고객에게 어떤 가치(value)를 제공하여야 하는 바 고객이 원하는 가치는 다양하다. 어떤 고객은 상품의 품질을 원하고 어떤 고객은 낮은 가격을 원하며 또 다른 고객은 시간절약을 원한다. 따라서 기업은 고객의 다양한 욕구를 전부 들어줄 수는 없다. 따라서 시장을 세분화하여 그 세분화된 시장에서 고객이 원하는 하나의 가치를 선택하여 전문화, 특화 하여야 한다. 그 특화된 부분에 기업의 총에너지를 집중하여 그 특화된 분야에서 1위를 하는 것이 IMF이후의 경영전략이라 할 수 있다. 전문화 특화 방법은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의하여 여러 각도로 살펴 볼 수 있다.

전문화의 세가지 유형

경영컨설턴트인 마이클 트레시는 다음과 같은 세가지 유형의 전문화를 권장하고 있다. 즉 제품의 우월성(product leadership)에 특화하거나 효율적 경영(operational excellence)에 집중하거나 고객밀착경영(customer intimacy)에 전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품의 우월성

제품의 우월성에 주력하는 기업의 좋은 예는 인텔(Intel)사 이다. 인텔은 1968년 반도체 칩 제조회사로 출발하였다. 그러나 1985년 메모리 칩 제조에서 마이크로프로세서로 전략적 전환을 하였다. 인텔은 우수제품을 만들기 위하여 제품혁신을 계속하고 있다. 인텔은 더욱 작게, 더욱 빠르게 제품을 혁신해 나간다. 계속적으로 제품혁신을 하지 않는 기업은 망한다는 생각이 인텔사에는 철두철미하다. 386후에 486을 내놓고 그 후 또 펜티엄을 출시하였다. 자기제품을 자기가 퇴물화 시키는 것이다.

자기가 자기 제품을 퇴물화 시키지 않으면 다른 기업이 그렇게 만든다고 생각하고 있다. 486이 나온 후 수년간은 486으로 많은 돈을 벌겠지만 이를 펜티엄으로 퇴출시킨 것이다. 이러한 신제품을 만들기 위하여 인텔은 1994년에 11억달러에 해당하는 자금을 R&D에 쏟아 부었다.

이러한 결과 PC의 핵심부품인 마이크로프로세서의 75%를 인텔에서 공급하고 나머지 시장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기업들 NEC, 모토로라, 도시바, TI사 등이 점유하고 있다. 인텔의 ’98년도의 매출은 263억달러이고 동년도의 이익은 61억달러이다.

마이크로소프트사가 MS-DOS로 PC운영시스템을 독점하더니 몇 년 후 Window시리즈를 내놓아 자기 상품 MS-DOS를 쓰레기로 만들어 버렸다. 반도체도 8메가 D램에서 16메가 D램으로 다시 32메가 D램, 64메가 D램으로 발전하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코닥이 제품개발을 계속하지 못하여 후지필름에게 시장을 많이 빼앗기고 카메라하면 독일제가 최고인 것을 일본 니콘카메라에 당한 것도 제품개발을 계속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효율적 경영

왜 우리는(제품 매도자와 매입자) 제품이 출하할 때 품질 검사를 하고 또한 매입자가 제품을 검수할 때 품질 검사를 또 하는가? 왜 우리회사 외상매입 담당사원과 귀사의 외상매출금 담당사원은 똑 같은 업무를 이중으로 하는가? 왜 우리는 운송비, 창고비, 보관비등에 그렇게 많은 돈을 써야 하는가? 그 비용을 절반으로 줄일 수는 없는가?

소매업체 월마트(Wal-Mart)와 월마트에 일용품 제조납품업체 피앤지(P&G)는 이러한 토론을 하고 판매와 구매처리방법을 180도로 바꾸었다. 지금은 두 기업의 구매와 판매에 의한 상품의 흐름이 대부분 다른 기업에서 사내이동보다 더 쉽고 더 빠르게 이동한다고 한다. 판매허가절차, 매입주문, 이월주문(재고가 없어서 판매하지 못한 추가주문)절차, 제품의 수령절차, 화물송부문서등 화물이동에 필요한 서류를 모두 없애 버렸다. 대신에 월마트는 피앤지에게 매일 피앤지 제품의 판매데이타를 월마트 컴퓨터에서 피앤지 컴퓨터로 직접 보낸다. 따라서 물품이 이동할 때 소요되는 비용이 거의 없어졌다.

또한 월마트는 값비싼 시내 상업지가 아니라 도시 변두리에 점포를 내어 입지로 인한 비용을 줄이고 같은 물건은 대량으로 구입하여 값싸게 구입한다. 이렇게 원가를 절감한 것을 고스란히 고객에게 이전하여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한다. 월마트의 표어는 매일매일 최저가격(Every day low price)이다.

이렇게 월마트는 경영의 효율성으로 소매업에서 세계 제1위에 서있다. 뿐만 아니라 1998년도 1,400억달러 매출로 GM, 포드 다음으로 미국에서 세번째 기업이 되었으며 수년내에 GM을 제치고 미국의 제1기업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기업분석가들이 많다.

월마트와 유사하게 효율적 경영의 또 하나의 사례는 AT&T의 방계회사 유니버샬 신용카드 회사이다. 유니버샬 신용카드는 업계의 불만을 잘 알고 있었다. 신규카드를 만들려면 한달이 걸리고 카드를 분실하여 재발급 받으려면 복잡한 서류를 제출하고 새로운 카드발급에 수주일이 소요된다. 또한 년간 카드사용료가 너무 높은 것도 불만의 이유이다.

유니버샬카드사는 미국국민의 신용데이타베이스를 갖추고 있어 전화신청만으로 새로운 카드가 발급된다. 또한 하루만에 카드가 발급되어 1주일 안에 카드가 고객에게 도착된다. 신용카드로 공중전화를 사용할 수 있으며 장거리 전화요금도 할인해 준다. 과거 2년반동안 고객에게 받는 이자율을 5차례나 낮추어 이자율이 우수기업 이자율(prime rate)과 비슷하게 되었다. 또한 카드소유고객에게 서비스도 철저하다 유니버샬 카드 소유 미국인이 멕시코 여행중 병원에 입원하였는데 그 병원에서는 미국신용카드를 받지 않아 유니버샬 카드사는 현금을 그에게 멕시코병원으로 보내 주었다. 이러한 고객 감동의 편지는 매달 2천명이 되나 불평편지는 200통 밖에 되지 않는다.

유니버샬 카드사용금액 명세서의 착오기재를 철저히 배재하여 고객의 불편을 끼치지 않는다. 타카드 업체는 착오 기재가 있는 경우 이 부서, 저 부서 전화를 하여도 쉽게 고쳐지지 않는 것과는 큰 대조를 이룬다. 이러한 결과 유니버샬 신용카드 이탈율은 년2%밖에 안되며 시티카드 이탈율 15%와 비교하여 현저히 낮다. 이러한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하여는 우수한 직원의 덕분이라고 한다. 사원 채용시부터 업무에 열정적인 사람을 선발하고 이들을 교육시키며 사원의 사기를 진작시킴으로서 이루어진다. 사원들을 잘 훈련하여 우수한 작업성적을 내게하고 성적이 우수하면 그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지며 이 사원들은 회사에 충성하게 된다. 사원들은 모두 동등한 대우를 받는다. 누가 누구 밑에서 일하고 누구는 누구의 상사라는 느낌이 없다. 사장에게도 존칭을 쓰지 않으며 친구 같이 이름(first name)을 부른다고 한다.

고객밀착(Customer Intimacy)경영

IBM이 성공한 이유는 무엇인가? IBM컴퓨터 가격과 그들의 소프트웨어 가격이 낮아서 인가? 아니면 제품의 우수성인가?

IBM컴퓨터 가격은 결코 값싸지 않다. IBM은 제품혁신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나 그것이 IBM성공의 주원인은 아니다. 즉 온라인 운영과 가상기억장치(virtual memory), 미니컴퓨터에서 IBM은 선도자가 아니었다. IBM은 기업전산 담당자의 믿음직한 친구이다. IBM은 기업전산 담당자의 문제가 무엇이고 이것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를 잘 알고 있다.

전산시스템이 고장 나면 문제를 파악하여 이를 해결해 주고 컴퓨터 용량증가(upgrade)와 시스템 통합(integrate)을 도와준다. 고객회사의 임원교육을 통하여 고객회사 정보화 방향을 제시해 주며 그에 필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필요성을 일깨워준다. 또한 고객전산요원에게 데이터를 관리하는 방법 등을 정기적으로 교육시킨다. 즉 IBM의 성공은 고객이 필요한 것 모두를 해결(total solution)해 주는데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서비스는 아무 기업이나 실행 가능한 것은 아니다. IBM의 경쟁자 DEC가 수많은 IBM영업사원을 스카우트하여 IBM의 total solution방식을 도입하려고 하였으나 실패하였다. DEC의 다른 부서가 그 영업사원을 전폭적으로 지원하여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IBM은 전산시장에서 이렇게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여 성공한 것이다. 1970년대에는 IBM의 협조 없이는 전산실 운영이 어렵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과거 수년간 IBM도 수만명의 사원을 해고시키며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 고객은 새로운 solution 즉 사용하기 쉬운 컴퓨터(소형 컴퓨터)를 원했는데도 불구하고 이것을 해결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고객 밀착경영에 성공한 또 하나의 경우는 에어본 엑스프레스(Airbone Express)이다. 이 기업은 다른 택배업체 보다 더 빠르고, 더 정확하게 배달하고 덩어리가 큰 짐을 주로 취급하여 이 부분에 주력하였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제록스에서는 부품을 적시에 정확하게 확보하여 제록스 고객 복사기를 빨리 수리해 주는 것이 제록스의 성공이 달려있다. 따라서 부품이 적시에 정확하게 배달되는 것이 필수적이다.

에어본 택배는 미국 동부시간으로 새벽 1시 이전에만 오더를 하면 미국의 어느 지역에나 그날 오전에 배달이 가능하게 한다. 즉 제록스 같은 특화된 택배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성장가도를 달릴 수가 있는 것이다. 이렇게 빨리 배달이 가능한 것은 건수가 많고 작은 거래처를 사양하고 큰 거래처만 상대하기 때문이다. 또한 간단한 조작으로 송장을 발행하면서 배달물건의 무게를 측정함과 동시에 요금을 계산해 내는 전산화된 배송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나라가 IMF를 맞은 것도 우리나라 기업이 위와 같은 전문화, 특화가 미흡하여 국제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특화, 전문화로 인한 업계 1위 논리는 이미 외국투자자들이 우리나라에서 실천하고 있다. 외국의 투자자들은 우리나라에 투자하면서 업계의 제1위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업계 제1위 기업인 삼성전자, 포철, SK텔레콤, 한국통신등의 주가는 상승하고 업계 제1위 지위를 탈환하지 못한 D그룹기업 주가는 오르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된다.

많은 경영자들은 우리는 제품의 우수성에도, 경영의 효율성에도, 고객밀착경영에도 동시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든 운동에 만능인 운동선수가 있다고 가정하자. 그 선수는 씨름에서 천하장사가 되고 싶고 또한 권투에서도 챔피온이 되고 싶어한다. 씨름선수는 체중이 나가야 하고 권투선수는 살을 빼야 하는데 두개를 동시에 하려다가는 하나도 이룰 수가 없는 것이다. 기업경영의 특화, 전문화가 필요한 것도 이와 같은 논리이다.

 


|   Home  |   목차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