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혁신 지속해야 장기불황 타개

 

MIT의 폴 크루그만 교수는 수년 전 아시아의 경제성장은 한계에 부딪쳤다는 논문을 발표하여 파문을 일으킨 적이 있었다. 수년이 지난 지금 한국을 비롯하여 아시아의 경제가 어려워짐에 따라 그의 주장을 다시 한번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 과거 십수년간 아시아가 성장한 이유는 그동안 놀고 있던 인력이나 자본이 생산에 투입되어 경제를 부흥시키게 된 것이라는게 그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제 놀고 있는 값싼 인력이나 토지 등 생산요소가 전부 소진되어 지속적인 경제성장은 어렵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경제가 성장하기 위하여는 경영혁신을 통한 생산성향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MIT의 돈부시 교수도 이와 유사한 논리를 폈다. 한국은 미국의 경제성장 모델보다는 일본의 경제성장 방법을 택해 일본과 경제의 궤를 같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기술보다 설비주력

미국의 경제성장 방법이 반도체의 핵심기술. 정보통신의 핵심 소프트웨어등 경영혁신을 통한 것이라면 일본의 경우 생산시설 확장으로 대량생산에 의한 제품가격의 절하에 의한 시장확대에 주력한 경제성장이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제품수요가 줄어들거나 변화하면 과잉 시설투자로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일본의 경제성장은 1992년 이래 1%내외에서 맴돌고 있다. 한국도 일본의 장기불황을 닮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일본은 기술이 있으나 한국은 기술이 없다는 것이다.
노무라 연구소의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은 2005년까지 5%대에 머물 것이며 경상수지적자도 2005년까지 매년 약 2백억달러가 넘을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수년전 WTO체제로 인하여 세계 자유무역이 이루어진 이후에도 중화학 공업은 수출이 잘되어 활황을 이루었었다. 경공업은 경쟁력이 없어도 중화학 공업은 경쟁력이 있어 중화학 공업이 우리나라 경제의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안도하였다. 그러나 이제 와서 보면 그것은 크나큰 판단착오였다는 느낌이 든다.
그 당시는 미국과 일본이 무역전쟁을 하고 있었던 시기였다. 미국의 일본에 대한 무역적자가 거대하여 일본으로 하여금 미국상품을 사게 하기 위하여 미국은 미국 달러를 약하게 하고 일본 엔화를 강하게 유도하였다. 이러한 미국과 일본이 무역전쟁에서 어부지리를 얻은 것이 한국이었다. 일본이 전자 자동차 제품을 미국에 수출하기 어려우니 그 틈새를 한국의 전자 자동차 제품이 파고들어간 것이다.
즉 그 당시 우리나라 중화학 제품이 경쟁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엔고 덕분인 것이었다. 그러나 다시 과거보다는 엔화의 힘이 현저히 약해진 엔저(달러당 116엔)시대가 됨으로써 일본제품의 미국시장에 대한 수출 경재력이 생겨났고,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중화학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경제가 아주 어렵게 된 것이다. 두 나라 간의 환율은 일반적으로 이들 두 나라의 경제력과 이자율의 차이에서 결정된다. 미국의 경쟁력은 90년대 들어와 경영혁신을 통해 일본의 경제력보다 우월하게 되었다.
또한 미국의 이자율과 일본의 이자율은 5%정도의 현격한 차이가 난다. 따라서 국제적인 자금이 이자율이 높은 달러를 사는 것이 유리하므로 달러를 구입하게 된다.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의하여 달러값이 더 강하게 되고 상대적으로 엔화는 약세를 유지하게 된다. 일본의 경제는 과거 5년동안 침체를 보여왔으며 최근 들어서 엔화가 약간 강세로 돌아서긴 했으나 기본적인 약세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엔화 약세에 우리나라 경제도 당분간은 가망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경제성장의 둔화가 계속되다 보니 잘 되는 장사가 없어진다. 장사가 안되니 상가의 임대료가 떨어지고 임대료가 떨어지니 부동산가격이 떨어진다.

기업 내실경영 필요

수도권 주변 신도시에서는 이미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듯하다. 또한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해준 금융기관이 부실해진다. 이 또한 일부 금융기관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경제가 올 하반기에 회복되리라는 기대가 무너지면서 주가는 또 한 차례 폭락하여 기업의 자금조달이 어렵게 된다. 주가와 부동산가격이 폭락하고 망하는 은행이 나타나면 모든 국민이 손해를 본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 가릴 것 없이 모두가 생활수준이 10년전으로 후퇴하게 된다. 이를 막는 길은 정치인들이 청렴해야 하고 선거비용은 법률에 정하여진 범위 내에서만 써야 하며 공무원들은 국민에, 기업을 살리는데 온갖 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한다. 그렇지 못한 정치인과 공무원은 없어져야 한다. 기업들은 외형 늘리기의 확장병에서 벗어나야 하며 경영혁신을 끊임없이 이룩해야 한다. 국민은 외제사치, 과외사치, 쓸데없는 해외여행을 삼가 사치성 소비를 근절하고 20년전처럼 밤 10시까지 일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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